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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8

[북리뷰, 책추천] 산문집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 공감 메시지. 한번도 오늘을 산 적 없는 나. 20대에도 30대에도 한번도 진정한 나로 산 적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이 다가왔다. - ree*** (알라딘) 이렇게 신랄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해 마지 않으며 나와 우리를 스스로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 의지를 갖게 하는 능력도 놀라운 글쓰기의 효과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필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며 격한 공감과 반성을 함께 가져본다. -ne**or (교보문고) 책이 참 담백하다고 할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읽는 동안 마음이 가벼웠다. 작가의 생각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알 수 있고, 그리고 공감도 무지 되고... 오랜만에 잘 읽은 산문집이었다. - dan*** (예스24) 편하게 읽다보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놨던 내 자신의 속내를 들킨 기분입니다. 공상.. 2020. 9. 15.
우린 단어들만으로 완벽하게 소통할 수 없다. 여행이란 단어를 들려주었을 때 어떤 이는 호텔과 요리를 떠올린다. 또 어떤 이는 에메랄드 해변을 떠올린다. 다른 어떤 이는 화려한 놀이공원을 떠올리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땀에 흠뻑 젖은 배낭과 끝없는 트레킹을 떠올린다. 우린 단어들만으로 완벽하게 소통할 수 없다. 때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냉철한 시선으로, 깊은 내면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는, 독특한 에세이.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 관습과 통념은 온전한 자기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다. 세상은 내일이라는 희망을 손에 쥐여주며 오늘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내일은 다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 book.naver.com 2020. 9. 3.
‘무난함 VS 까칠함’ 혹은 ‘강철 멘탈 VS 유리 멘탈’ “성격 참 좋다!” VS “왜 그리 까칠해?” “강철 멘탈이군!” VS “유리 멘탈이네?” 하나는 칭찬이고 다른 하나는 비난일까? 보편적으로 불쾌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아무런 불편함을 못 느꼈다면, 성격이 좋은 것이 아니라 불쾌감을 인지하는 감각이 무딘 것이다. 충격을 받을 법한 일인데 무덤덤하다면, 멘탈이 강한 것이 아니라 신경이 둔감한 것일 수도 있다. 예민해야 할 감각 신경이 고장나 있으니 당연히 충격도 덜 받고 감수성이 무뎌져 있으니 불쾌감도 덜 느낀다. 우린 곧잘 ‘성격 참 좋다’거나 ‘멘탈이 강하다’는 말을 칭찬처럼 사용한다. 어쩌면 그 칭찬에도 함정은 있을 수 있다. 부정적 감정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불필요하게 신경질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까칠하고 예민한 감각은 나쁜 것이 아니다. 때로는 따.. 2020. 8. 28.
[출간 북토크 후기] 진솔한 에세이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 첫 책이 산문집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미 공연까지 올렸던 희곡을 각색해 볼까? 아니면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 단편소설로 가 볼까?'그러다가 오래된 메모들을 들추기 시작했습니다. 책 서문(작가의 말)에 밝혔듯이 '온전하지 않은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죠. 내밀한 부분들을 끄집어내고 싶었습니다. 미사여구로 꾸미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가능한 군더더기는 빼고 해야 할 얘기들만 남긴다는 생각으로 글을 짧게 쳐냈습니다. 억지로 분량을 채우는 작업은 성미에 맞지 않기도 하고요.부디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에 닿아 흐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 (임휴찬 산문)임휴찬 지음 | 꿈공장플러스 | 2020년 08월 17일 출간 - 책 소개 -관습과 통념은 온전한 자기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 2020. 8. 27.
얼치기 배우 지망생 연기자 혹은 연기자 지망생들 중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간혹 있다. “배우는 경험이 중요하니까 가끔은 방탕하게 놀아보기도 해야죠.” “여자도 많이 자빠뜨려 보고.” “그래야 막장 캐릭터를 연기할 때 도움이 되죠.”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다음과 같은 대답을 돌려준다. “살인자 역할 맡으면 꼭 사람 하나 죽여봐라.”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관습과 통념은 온전한 자기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다. 세상은 내일이라는 희망을 손에 쥐여주며 오늘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내일은 다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book.naver.com 때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냉철한 시선으로, 깊은 내면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는, 진솔한 에세이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 2020. 8. 21.
연필 쥐는 법 메모를 하다가 악필인 내 글씨를 보면서 어릴 때 기억이 떠올랐다. 난 열 살이 넘도록 연필 쥐는 법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으며, 6년간 세 번이나 손 모양을 고쳤다.인생 최대의 실수 중 하나다. 낯선 방식으로 연필을 쥘 때마다 감각이 어색하니 글씨는 더더욱 쓰기 힘들어졌다.내가 편하다고 느끼는 대로 연필을 쥐었어야 했다. 연필 쥐는 법이 남들과 다른 게 불법도 아닌데, 그냥 놔뒀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낫지 않았을까? 젓가락질 못해서 밥 못 먹는거 아니듯, 연필을 잘 못 잡는다고 글 못 쓰는거 아니다.수십 년이 지나서 난 다시 내 손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대로 펜 쥐는 법을 고쳐보려고 했지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천재는 악필’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위안 삼으려 했지만, 증명할 방법이 있을 리 없다... 2020. 6. 29.
기적을 믿던 때가 있었다 2018년 여름, 러시아 월드컵. 한국은 이미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거푸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남은 경기는 세계랭킹 1위 독일과의 승부. 가망이 없어 보였다. 대부분 3전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예상하고 있었다. 경기 전날 단편영화 제작팀과 회의가 있었다.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다 한마디 꺼냈다. “내일은 축구나 보면서 쉬어야겠다. 한국팀을 위해 위로주 한잔 하면서.” 거의 모두들 경기 결과를 포기했다는 듯 한숨 섞인 웃음을 내뱉었지만, 가장 나이가 어린 축에 속했던 후배 한 명의 의견은 달랐다. “그건 모르는 일이죠. 이길 수 있어요. 해봐야 아는거죠.”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그 친구가 허무맹랑하게 보였다기보다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니,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2020. 6. 24.
지하철의 터치 다운 히어로 퇴근길이었을까? 유난히 신경이 날카로워진 날이었다. 출근 시간대보다는 조금 낫지만, 여전히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 안에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서 있었다. 별 의미 없는 잡념을 하나씩 떼어내며 차분히 나를 가라앉히는 중이었다. 쿵! 무언가가 강하게 어깨를 밀쳤다. 내 안의 명상가는 삽시간에 달아나 버렸다. ‘무슨 일이지?’ 주변을 살펴보니, 내가 서 있던 자리 앞 편에 빈 자리가 나 있었다. '럭비 선수인가?' 누군가 승객들의 스크럼을 유유히 헤치며 달려 나오더니 빈 자리에 터치 다운했다. 꽤 멀리서부터 수비수들을 밀쳐내며 헤집고 들어온 듯 하다. 주위의 사람들도 득점을 내어 준 탓인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터치 다운 히어로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헬멧을 벗자 중장년 여성임이 밝혀졌고, 럭비.. 2020.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