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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1

한여름의 명성산 억새 군락 초록을 좋아한다. 온통 파란 빛깔의 하늘과 온통 초록 빛깔의 대지가 맞닿은 풍경을 좋아한다. 억새는 물론 가을이 제격이다. 들판을 누렇게 물들이고 실바람에 하늘하늘거리는 보드라운 춤사위. 하지만 한여름의 진초록 억새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성숙하지 못한 풀들이지만 강렬한 초록은 생명을 느끼게 한다. 색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것일까? 산을 자주 찾는 편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가을 단풍은 그리 끌리지 않는다. 다들 예쁘다고 감탄하는데, 울긋불긋한 단풍잎을 보면 마음이 정화되지 않는다. 가까이서 봐도 그렇고 멀리서 봐도 그렇다. 초록과 연노랑 사이를 헤집어놓은 붉은 색들은 마뜩지 않다. 너무 자극적이어서 다른 색들을 잡아먹는다. 무슨 연유에서 불타는 색깔을 뒤집어 쓰는 것일까? 긴 장마 틈에 비가 .. 2020. 7. 8.
한강변 - 고양시 어딘가 우연히 3년 전쯤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달리다가 알게 된 곳. 이 길은 사계절이 다 예쁘다. 2020. 6. 17.
페루&볼리비아 여행 슬럼프, 삶에 대한 슬럼프.가능한 멀고 거친 곳을 찾아 무작정 떠나보았다. 이왕이면 이 곳에서 가장 먼 지구 반대 편. 항공권만 달랑 예약했다가, 그래도 뭐라도 하나 해야지 해서 잉카트레일을 예약.나머지 시간은 흘러다니기로 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도 모르고 들어간 잉카트레일에선 고된 산행과 캠핑이 자연스럽게 동료의식을 형성해 주었고,볼리비아로 건너 가는 날은 항공기 운항 중단, 국경 심사 지체 등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전개되면서 우연히 마주친 한국 친구들과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17일 간의 여정이 끝나갈 때 더 머무르고 싶은 욕망이 강했으나,한국에서의 일정과 임보 맡겨둔 고양이 생각에 그냥 되돌아 와야만 했다.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닐까? 나는 잘 지내고 있는걸까?'로 시작한 여.. 2019. 1. 7.
Peru & Bolivia Peru & Bolivia 2018.11.19 ~ 2018.12.05 2018. 12. 11.
Kyoto & Osaka 가벼운 산책 와일드한 곳을 좋아하지만, 시간상 가까운 곳을 선택. 교외선 느낌의 게이한 전철 완행.급행이 역을 통과할 때, 완행열차 기관사가 플랫홈으로 나가 임시 안전요원 역할까지. 교토의 한 버스 정류장에는 안내원이 계속 서 있었는데, '이 곳은 앞으로 2시간 동안 버스가 서지 않는 곳입니다.'라고 사람들에게 안내해 주기 위해 서 있었음. 내 체질엔 오사카 들르지 말고 교토에 계속 머물러야 했을 것을. 응? 치과! 은각사.교토의 유명한 신사나 사찰을 제대로 보려면 새벽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음.후시미이나리도 들렀으나 금요일 밤의 홍대입구역 계단처럼 사람들로 길이 꽉 막힘.오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점점 더 인파가 많아지는 것을 목격하고 후다닥 다른 곳으로 피신. 은각사 옆 철학의 길을 한참 걷다 보면 이 아이들.. 2017. 5. 5.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4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4 - 4일차 오늘은 툭툭이 이용. (아침에 잠이 덜 깼었는지 이 초점은 무엇인가..)오늘의 코스는 뱅밀리에. 사원 유적인데 자연 그대로의 폐허 모습을 간직한 곳. 거리가 상당함. 씨엠립 시내에서 70km.그 곳은 자전거로 갔다 올 엄두가 나지 않음. 시간도 부족함. 체력은 방전돼가고 있음. 현지인들의 재래시장. 매우 혼잡하고 도로에도 차량이 난립. 가장 아쉬운 게 이 시장을 제대로 못본 것. 시간의 압박.. 뱅밀리에 입구 훌륭하게 무너져내린(?) 사원. 자연 그대로의 이끼와 나무들까지.공든 탑이 쉽게 무너지지 않지만 세월 앞에 어쩔 수 없음. 엇, 발 밑에 붓다.. 요즘 계속 좋은 연휴를 만들어 주고 계신데 밟고 지나가서 죄송. 사원 내 도서관이 있던 자리라고 .. 2013. 8. 1.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3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3 보트 선착장. 곧바로 배를 타는데 거기 사람들이 낄낄대며 보트 드라이버 한명을 부름. 난 곧 눈치챘음. 나 혼자여서 그 곳 막내한테 떠넘긴거임. 보통 서너명 이상 타던데 배삯은 크게 차이 안남. 문제는 관례적인 팁. 손님이 한명이니 돈이 별로 안됨.보트 탑승. 보트 드라이버의 발음 작살 된발음.. 알아듣기 너무 힘듬. 그냥 몇마디 하고 수상가옥 풍경보면서 사진이나 찍기 시작함.(마지막에 뭐라고 하는데 너무 알아듣기 힘들었음. 자세히 다시 들으니 '여행 즐거웠냐'고 물어본거였음. 'joy'를 '쪼~오~이'라고 발음함..) 이 마을의 정규학교라고 보트 드라이버가 설명해줌. (이건 어떻게 알아들었지..) 이 분 포즈 작살.. '어이, 1달러 있으면 내놔봐' 할 것 .. 2013. 8. 1.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2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2 따프롬 입구. 건축물보다는 기괴한 형태의 거목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임. 언세이프에이리어? 상관없음. 안 쪽까지 다 들어가봤음. 사원들은 현재도 계속 무너지는 중. 곳곳에 지지대를 세워 견디게 하고 있음. 유명한 툼레이더 촬영공간. 난 툼레이더 별로 안좋아함. 별로 이목을 끌지 못하는 구석에 있던 거목. 자세히 보면 낙서가 많음. 더 자세히 보면 한글도 찾을 수 있음. 역시 세계 어디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자랑스런 한국인. 약 오후 5시. 숙소까지는 1시간 예상. 사원 관람은 여기까지 해야 하겠음. 돌아가는 길에 잠시 앉아 쉬는데, 길숭이가 슬금슬금 다가와 옆자리에 앉음. 막대사탕 하나 줌. 잘 먹음.나는 담배를 하나 물고 원숭이는 흰 막대를 물고 나란히 앉았.. 2013. 8. 1.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1 씨엠립(캄보디아) 나홀로 자전거 여행기 #1 앙코르와트의 도시 씨엠립.여행기간: 2013년 7월 16일 ~ 20일 국내여행은 몰라도 해외여행을 혼자 나가보는 것은 처음.혼자서 캄보디아 다녀올거라고, 또한 자전거로 돌아다닐거라고 하니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음.'가서 뭐할거냐'고 질문을 많이 받음. 무엇을 할 것인지는 가서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함.여행에 대한 주관적인 원칙이랄까, 혹은 선호도라고 해야 할지.. 여하튼 몇 가지 생각들을 갖고 있음. '여행의 목적지는 어떤 지점이 아니라 길 자체에 있음.''여행의 본질은 여럿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홀로 어울리는 데 있음.''여행의 결과물은 기념품이 아니라 자기자신과 세상 사이를 재발견하는 데 있음.' 단체로 북적대는 여행을 싫어함. 혼자 혹은 아주 마음이 잘 .. 2013. 8. 1.
청산도 걷기 2013. 6. 24.
두물머리 산책 평온할거라 생각진 않았다. 평온함은 바스락거리는 작은 소리에도 흠칫 놀라 숨어버리는 야생의 초식동물처럼, 사람 발길 닿는 그 어디에도 쉽사리 내려앉지 않는다. 그냥 걷는다. 2012.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