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자신의 삶에 효율적이지 않은 것들을 버려나간다.
극히 낮은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건 비효율적임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이왕 에너지를 쏟을 바에 ‘될 것’에 건다.
높은 확률을 찾아나간다.
낮은 가능성이 숨 쉴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다.
어른들의 공간은 그렇게 작아져간다.
그래서...
어른의 세계에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 기적을 믿던 때가 있었다 中 -
그래, 기적을 믿던 때가 있었다.
9회말 2아웃에도 10점 차를 뒤집지 못할 이유는 없느냐고 반문하던 사람이었다, 나는.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기적의 역전극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버린 것일까?
나의 공간은 얼마나 작아져버린 것일까?
그렇게 버려지는 것들 중엔
관계도 있고, 감정도 있고, 희망도 있었다.
때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냉철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다가 깊은 내면 속으로 떠나보기도 한다.
진솔한 에세이, 독특한 산문집
‘해피엔딩 좀 쓰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