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이 밥 먹여주냐?"
이 말을 잘못 새기다가
크나큰 상실감에 빠진 적이 있다.
자존심을 버리자고 지나치게 의식한 까닭에
자존감까지 깎여 나가는 줄도 모르고
인내와 양보만 거듭하는 실수를 저질렀었다.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전혀 찾지 못했던
끔찍한 기억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경계선은
선명하지 않다.
그 둘은
흐릿한 경계의 영역을 공유한다.
누구도 둘을 선명하게 정의하기 힘들겠지만
내가 경험한 둘의 차이점은 이렇다.
자존심을 버리면 기분이 잠시 불쾌할 뿐이지만
자존감을 버리면 내 기분이 어떤지도 못 느낀다.
자존심을 버리면 밥을 먹을 수는 있겠지만
자존감을 버리면 밥을 먹을 이유가 사라진다.

나는, 당신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임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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